외부 웹페이지에 직원 정보가 노출되면 담당자는 범위 확인과 증거 보전, 접근 차단을 먼저 하고 운영사에 삭제를 요청해야 한다. 삭제와 별개로 개인정보보호법은 1천 명 이상이거나 외부 불법 접근에 의한 유출일 때 72시간 안에 개인정보위·KISA 신고와 정보주체 통지를 요구한다. 삭제가 늦어지면 검색엔진 캐시까지 지워야 하는지, 직원 안내문에 어떤 행동 지침을 담을지 점검해야 한다.
2026년 10월 1일 오후, 한국전력은 외부 웹페이지에 직원 약 2만4천 명의 이름·소속·전화번호가 노출된 사실을 인지했다. 삭제까지는 약 32시간이 걸렸다. 같은 상황이 어느 조직에서든 벌어질 수 있고, 이때 정보보안·총무 담당자가 처음 한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가 피해 규모와 법적 책임을 함께 좌우한다.
핵심은 순서다. 당황해서 "일단 지워 달라"부터 외치면, 정작 신고에 필요한 노출 항목과 경위를 확정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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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요청은 두 번째 단계다. 먼저 세 가지를 동시에 처리한다.
첫째, 노출 범위를 확인한다. 어떤 항목이(이름·연락처·주민번호 중 무엇), 몇 명분이, 어느 URL에 떠 있는지 특정한다. 둘째, 증거를 보전한다. 해당 페이지의 URL과 전체 화면 스크린샷, 접속 로그를 남긴다. 운영사가 페이지를 내리면 노출 사실 자체를 입증하기 어려워지므로, 캡처가 삭제보다 먼저다.
셋째, 내부 연결 고리를 끊는다. 한전도 인지 직후 직원 정보 관련 내부 시스템 접속을 차단했다. 노출 경로가 내부 시스템과 연동돼 있다면 추가 유출을 막는 조치가 삭제보다 급하다.
노출된 페이지의 운영사나 호스팅 업체를 먼저 확인한다. 페이지 하단 사업자 정보, 도메인 whois 조회가 출발점이다.
요청은 전화로만 끝내지 말고 이메일이나 공문으로 기록을 남긴다. 삭제 요청서에는 노출된 정확한 URL, 노출 항목, 개인정보보호법상 삭제 근거, 그리고 회신 기한을 명시한다. 기한을 적어 두면 뒤에서 설명할 '지연 대응'으로 넘어가는 기준이 생긴다.
페이지를 내렸다고 상황이 끝난 게 아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4조와 시행령은 유출을 알게 된 때부터 72시간 안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신고 대상은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할 때다. 1천 명 이상의 정보가 유출됐거나, 주민등록번호 같은 고유식별정보·민감정보가 포함됐거나, 외부의 불법적 접근으로 유출된 경우다. 특히 외부 불법 접근에 의한 유출은 규모와 상관없이 신고해야 한다.
신고와 정보주체 통지에는 유출된 항목, 유출 시점과 경위, 피해를 줄일 방법, 처리자의 대응 조치와 피해 구제 절차, 문의 담당 부서 연락처를 담는다. 개정법은 유출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정황상 가능성이 높으면 72시간 내 통지하도록 하는 '유출 가능성 통지'도 두고 있다.
이 기한은 가볍지 않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72시간을 넘겨 신고했다가 제재받은 사례가 29건이고, 그중 절반 이상이 기한을 1주일 넘겼다.
운영사가 응답하지 않거나 삭제가 지연되면 두 갈래로 움직인다.
하나는 검색엔진 대응이다. 원본 페이지가 사라져도 구글·네이버 검색 캐시나 스냅샷에 정보가 남는 경우가 많다. 각 검색엔진의 '오래된 콘텐츠 삭제' 도구로 캐시 삭제를 별도로 요청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공적 경로 병행이다. 운영사가 끝내 협조하지 않으면 KISA 침해사고 신고(118)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신고를 병행해 공식 기록과 조치 근거를 확보한다. 이 사이 2차 확산 여부도 계속 모니터링한다.
통보가 늦으면 직원은 뉴스로 먼저 알게 된다. 한전은 피해 직원에게 문자와 이메일로 안내했다. 안내문에는 노출된 항목, 노출·삭제 시점, 그리고 직원이 당장 할 일을 담는다.
전화번호가 노출됐다면 스미싱 문자나 사칭 전화를 주의하라는 구체적 행동 지침이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보다 쓸모 있다. 문의 창구를 하나로 지정해 안내하면 현장 혼선을 줄일 수 있다.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사고 직후가 아니라 평소에 아래를 갖춰 둬야 한다.
노출 사고의 피해는 정보가 떠 있던 시간이 아니라, 담당자가 순서를 알고 움직였는지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