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나 세포 실험 단계의 연구는 사람에게 효과가 입증된 것이 아니지만, AI 요약은 원문의 '아직'과 한계 표현을 덜어내 결과를 실제보다 확정적으로 전하기 쉽다. 임상 1상에 들어간 신약 후보가 허가까지 가는 비율은 8% 안팎이고 동물에서 성공한 치료법이 승인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소수라, 연구 단계를 모르면 기대가 쉽게 부풀려진다. AI에게 연구 대상과 단계, 저자가 밝힌 한계를 따로 물어보고 요약을 믿기 전 원문에서 대상·표본·설계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간을 되살리는 물질을 찾았다"는 제목의 연구 기사를 AI 요약으로 접했다고 해보자. 요약은 대개 결론만 깔끔하게 추린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원문에 붙어 있던 단서가 함께 사라진다는 점이다. 원 논문은 보통 "쥐 실험에서", "세포 수준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한계를 분명히 달아 둔다. 요약은 이런 표현을 군더더기로 보고 걷어내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가능성'이 '성과'로, '동물에서 관찰됨'이 '효과 입증'으로 한 칸씩 올라선다. AI가 거짓말을 해서가 아니라, 짧게 줄이는 과정 자체가 불확실성을 깎아내기 때문이다. 과장을 가려내는 첫걸음은 이 구조를 아는 것이다.

Erik Mclean
치료법은 세포·시험관 실험에서 출발해 동물실험(전임상), 그다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1상·2상·3상을 거쳐 허가에 이른다. 뉴스가 떠들썩하게 다루는 '획기적 연구'의 상당수는 이 사다리의 아래쪽, 즉 세포나 동물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단계가 왜 결론이 아닌지는 숫자가 말해 준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인용한 미국바이오협회 분석에 따르면, 임상 1상에 진입한 신약 후보가 최종 허가까지 가는 확률은 약 7.9%에 그친다. 평균 개발 기간은 10년을 넘는다. 사람 대상 시험에 들어간 뒤에도 90% 이상이 중간에 멈춘다는 뜻이다. 가장 많이 걸러지는 구간은 효능을 본격 검증하는 2상이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가는 문턱은 더 높다. 2024년 한 분석은 동물에서 시험된 치료법 376건을 추적했는데, 규제 승인까지 도달한 비율은 약 5% 수준이었다. 번역 성공률은 질환과 정의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공통된 교훈은 분명하다. '쥐에서 됐다'는 '사람에서 된다'의 보증수표가 아니다.
AI 요약을 그대로 믿는 대신, 요약을 만든 그 AI에게 되물으면 빠진 맥락을 상당 부분 복구할 수 있다. 순서대로 질문해 보자.
마지막으로 "이 내용의 원문 출처와 게재 저널, 동료심사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한다. AI가 출처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애매하게 답하면, 그 요약은 더욱 그대로 믿기 어렵다.
AI의 답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중요한 건강 정보일수록 원문(또는 원문을 인용한 보도)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다음 다섯 가지만 봐도 과장과 사실을 어느 정도 가를 수 있다.
정리하면, AI 요약은 뉴스를 빠르게 훑는 데는 유용하지만 '얼마나 확실한가'를 판단해 주지는 못한다. 그 판단은 연구가 사다리의 어느 칸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독자의 몫이다. 특히 내 몸에 적용할지 모를 건강 정보라면, '동물·세포 단계'라는 한 줄을 확인하는 수고가 섣부른 기대와 실망을 모두 줄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