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불법 복제 도서로 AI를 학습시켰다는 논란 끝에 약 50만 종을 두고 15억 달러 규모 합의가 2026년 7월 최종 승인됐고, 여기엔 한강·황석영 등 한국 작가 작품도 포함됐다. 다만 이 논란은 개발사와 저작권자 사이의 문제이고, 챗봇으로 글을 만드는 이용자가 질 수 있는 위험은 결이 다르다. 결과물이 내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과 남의 저작권을 침해할 책임은 이용자에게 올 수 있다는 점을 나눠 확인해야 한다.
AI 저작권 뉴스가 쏟아지지만, 챗봇으로 글을 쓰는 입장에서 보면 성격이 다른 두 문제가 뒤엉켜 있다.
하나는 AI 개발사가 무엇으로 모델을 학습시켰느냐다. 저작권자와 개발사 사이의 다툼이다. 다른 하나는 그렇게 만들어진 챗봇으로 내가 뽑아낸 결과물을 업무에 쓸 때 나에게 어떤 책임이 따르느냐다. 이용자의 문제다.
요즘 화제가 된 앤트로픽 사건은 앞쪽에 속한다. 뒤쪽, 그러니까 '쓰는 쪽'이 챙길 것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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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사건의 흐름은 이렇다. 2024년 8월 미국 작가들이 소송을 냈다. 앤트로픽이 라이브러리 제네시스 같은 불법 복제 사이트에서 도서를 대량으로 내려받아 챗봇 '클로드' 개발에 썼다는 주장이었다.
2025년 6월 미국 법원의 판단이 핵심이다. 합법적으로 구매한 책을 AI 학습에 쓴 행위는 공정이용으로 봤지만, 불법 복제본을 내려받아 보관한 행위는 별개의 저작권 침해 쟁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학습이 적법한가'와 '그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했는가'는 다른 질문이라는 뜻이다.
결국 약 50만 종을 대상으로 15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 원 규모의 합의가 이뤄졌고 2026년 7월 법원이 최종 승인했다. 앤트로픽은 법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 목록에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 황석영, 김영하 작품 등 한국 작가 작품 21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출판인회의는 10월 16일 학습 데이터 출처 공개와 권리자 동의,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냈다.
정리하면 이 다툼의 당사자는 저작권자와 개발사다. 챗봇을 쓰는 이용자가 직접 피고가 되는 구조는 아니다.
이용자가 신경 쓸 지점은 두 가지다.
첫째, 권리의 비대칭이다. 국내에서는 사람의 창작 기여 없이 AI가 단독으로 만든 결과물은 현행 저작권법상 보호받기 어렵다. 저작권법이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즉 챗봇이 통째로 써준 글은 내 저작물로 주장하기 어렵다. 그러면서도 그 결과물이 남의 저작물을 침해했다면 책임은 이용자에게 돌아올 수 있다. 보호는 못 받고 책임은 질 수 있는 비대칭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둘째, 침해 성립의 기준이다. 결과물이 기존 작품과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침해가 되지는 않는다. 통상 '의거성'과 '실질적 유사성'이 함께 인정돼야 침해로 본다. 의거성은 기존 저작물에 기대어 만들었는지, 실질적 유사성은 표현이 실제로 얼마나 겹치는지를 따진다. 둘 다 걸리는 결과물이 문제가 된다.
업무나 블로그에 AI 결과물을 쓸 때, 아래를 점검하면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학습 데이터 소송의 결론은 아직 나라마다, 쟁점마다 갈린다. 다만 이용자 입장에서 확실한 것은 하나다. 챗봇이 만든 글이라고 해서 저작권 책임까지 챗봇이 대신 져주지는 않는다. 사람이 한 번 걸러 쓰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확실한 방어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