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금융권에서 AI를 동원한 침해사고가 16개사로 번졌고, 구글은 2026년에 AI 공격이 기본 수단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핵심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기보다, 피싱과 악성코드 같은 기존 수법이 더 빠르고 정교해졌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오타 없는 맞춤형 문자와 발신자 사칭을 경계하고, 링크와 요청을 별도 경로로 확인하는 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뉴스에 'AI 해킹'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지만, 전에 없던 공격 기술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공격자들은 여전히 피싱 메일을 보내고 악성코드를 심는다. 달라진 것은 그 과정을 AI가 더 빠르고 정교하게 거든다는 점이다.
실제 피해는 금융권에서 먼저 드러났다. 금융당국 집계로 2026년 10월 기준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16곳이다. 신한·KB국민·하나·부산은행에 이어 DB저축은행, 산은캐피탈, 전자금융업체와 가상자산사업자 등이 추가됐고, 유출이 파악된 개인정보는 약 10만 건이다. 성명과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이메일이 포함됐다. 다만 당국은 계좌 비밀번호나 카드번호 같은 직접 결제에 쓰일 정보의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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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의 단계로 나눠 보면 AI가 끼어드는 지점이 분명해진다.
첫째는 정찰이다. AI는 SNS, 웹사이트, 과거 유출된 데이터를 긁어모아 표적의 직장과 인간관계, 말투까지 추려낸다. 둘째는 미끼 제작이다.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사나 거래처가 보낼 법한 메일을 표적에 맞춰 써낸다. 셋째는 악성코드 변형이다. 기존 코드를 조금씩 바꿔 시그니처 기반 백신의 탐지를 피하는 식이다. 다만 행위를 기준으로 걸러내는 탐지는 여전히 효과가 있다고 본다.
이런 작업을 돕는 범죄용 도구도 돌아다닌다. 안전장치를 뗀 언어모델을 악용해 피싱 문구부터 악성코드까지 생성하는 사례가 보고된다.
일반 이용자에게 가장 크게 와닿는 변화는 미끼가 그럴듯해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어색한 번역투 문장이나 한눈에 가짜인 발신 주소가 단서였다. AI는 맥락에 맞는 자연스러운 문장을 쓰고, 진짜와 한 글자만 다른 도메인을 자동으로 만들어낸다. '오타가 있으면 사기'라는 오래된 기준이 흔들리는 것이다.
음성·영상 쪽은 아직 전망의 영역이 크다. 구글 위협정보그룹은 2025년 11월 내놓은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공격자들이 텍스트를 넘어 음성과 영상 딥페이크를 적극 쓰면서 경영진이나 거래처를 사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이스피싱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확정된 피해 통계가 아니라 예측이라는 점은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AI가 미끼를 정교하게 만들수록, 메시지의 '완성도'로 진위를 가리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대신 확인 절차를 습관으로 두는 쪽이 현실적이다.
은행권도 외부 로그인에 2차 인증을 더하고 해외 IP 접속을 막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공격 도구가 빨라진 만큼, 이용자 쪽의 확인 습관이 방어선의 첫 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