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이 산부인과 등에서 촬영된 CCTV 영상 80여 건이 해외 음란사이트에 유포된 사건을 수사 중이며, 상당수는 인터넷에 연결된 IP카메라에서 빠져나갔다. 영상정보처리기기에 찍힌 사람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자기 영상의 존재 확인·열람·삭제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병원에 카메라 관리 실태를 묻고, 온라인에 퍼진 영상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무료 삭제를 신청하는 순서를 기억해 둘 만하다.

충북경찰청은 2026년 10월 7일 기준, 산부인과·성형외과·한의원·재활의학과 등에서 촬영된 CCTV 영상 80여 건이 해외 음란사이트에 유포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영상만 21건에 달한다. 최초 해킹범 4명은 지난해 검거됐지만, 영상이 다른 사이트로 재유포되면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 번 퍼진 영상은 지워도 다른 사이트에 다시 올라온다. 이번 사건에서 최초 유포자가 검거된 뒤에도 재유포 수사가 이어진 이유이고, 환자가 '내 영상은 괜찮은가'를 쉽게 떨치지 못하는 지점이다.
핵심은 유출 경로다. 경찰과 보안업계는 상당수 영상이 인터넷에 연결된 IP카메라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본다. IP카메라는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이나 PC에 보내기 위해 인터넷에 연결되는데, 설치 때 받은 초기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으면 외부에서 쉽게 접속된다. 초기 비밀번호 상태의 카메라를 뚫는 데 20초면 충분했다는 분석도 있다. 정교한 해킹이라기보다, 문을 안 잠근 카메라가 표적이 됐다는 쪽에 가깝다.

Jakub Zerdzicki
불안한 환자가 먼저 할 일은 막연한 검색이 아니라 '확인 요구'다. 개인정보보호법은 CCTV(영상정보처리기기)에 찍힌 사람에게 자기 영상의 존재 확인·열람·삭제를 관리책임자에게 요구할 권리를 준다. 병원이 그 관리책임자다. 유출이 거론되는 시기에 해당 병원을 이용했다면, 내 영상이 촬영·보관됐는지와 외부 유출 대상에 포함됐는지를 서면으로 청구해 확인할 수 있다. 보통 '개인영상정보 존재확인·열람 청구서'를 담당 부서에 내는 방식이고, 병원은 지체 없이 조치해야 한다.
같은 법은 목욕실·화장실·탈의실처럼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큰 공간 내부는 애초에 촬영하지 못하도록 금지한다. 환복 공간이 찍혔다면 촬영 자체가 위법 소지가 있다는 뜻이다.
카메라 점검은 병원의 몫이지만, 환자도 다음을 구체적으로 물을 수 있다. 답을 문자나 서면으로 남겨 달라고 하면 이후 대응의 근거가 된다.
이미 온라인에 퍼진 영상은 개인이 사이트마다 쫓아다니며 지우기 어렵다. 이럴 때 쓰는 공적 창구가 정해져 있다.
참고로 2023년 9월부터 의무화된 수술실 CCTV는 환자가 요청할 때 녹음 없이 촬영하고, 열람도 수사·재판이나 환자·의료진 쌍방 동의가 있을 때로 제한되는 별도 제도다. 이번처럼 관리 부실로 외부에 새어 나간 영상과는 성격이 다르다. 유출이 의심된다면 혼자 삭제를 시도하기보다 병원에 확인을 요구하고 위 창구에 함께 접수하는 편이 빠르고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