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의 FaceAge는 얼굴 사진으로 생체 나이를 추정하는 연구용 AI로, 암 환자는 대조군보다 얼굴 나이가 평균 4.7세 많고 늙어 보일수록 생존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집단의 통계적 경향일 뿐 개인의 수명이나 질병을 진단하는 도구가 아니며, 연구진도 임상 적용 전 편향 등 과제가 남았다고 밝혔다. 얼굴 나이·건강 앱을 쓸 때는 사진이 생체정보로 저장·재사용되는지, 결과가 진단이 아닌 상관관계일 뿐인지, 검증 근거를 공개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하버드 의대 연구진이 만든 'FaceAge'는 얼굴 사진 한 장으로 사람의 생체 나이를 추정하는 AI다. 2025년 5월 의학 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에 실린 이 연구가 화제가 되면서, 비슷하게 얼굴을 찍어 '진짜 나이'나 '건강 점수'를 알려준다는 앱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이 기술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못 하는지는 뜻밖에 덜 알려져 있다.

mohamed abdelghaffar
FaceAge는 얼굴을 보고 '이 사람의 몸은 몇 살처럼 보이는가'를 숫자로 내놓는다. 연구진은 건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60세 이상 약 5만9천 명의 사진으로 모델을 학습시킨 뒤, 암 환자 6,196명의 사진에 적용했다. 그 결과 암 환자의 얼굴 나이는 암이 없는 대조군보다 평균 4.7세가량 많았고, 더 늙어 보일수록 전체 생존율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에서 실제로 쓸모를 보인 지점은 따로 있다. 전이성 암으로 완화치료를 받는 환자의 단기 생존을 예측할 때, 기존 임상 정보에 얼굴 나이를 더하자 예측 정확도를 나타내는 지표(AUC)가 0.74에서 0.80으로 올랐다. 1에 가까울수록 정확하다는 뜻이니, 의료진의 기존 판단을 조금 보완하는 보조 신호였던 셈이다.
중요한 건 이게 '집단의 통계적 경향'이라는 점이다. 얼굴이 몇 살 더 들어 보인다고 해서 특정 개인의 수명이나 병이 정해지는 게 아니다. AI는 진단을 내린 적이 없다. 다만 나이·건강 상태와 느슨하게 연결된 신호를 얼굴에서 읽어낸 것뿐이다.
여기서 꼭 구분할 게 있다. FaceAge는 아직 병원에서 쓰는 승인된 진단 기기가 아니라 연구 단계의 도구다. 연구진 스스로 "임상에 도입하기 전에 기술적·윤리적 문제를 더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 문제가 구체적이다. 학습에 쓰인 공개 사진에는 유명인이 많아 성형이나 미용 시술이 결과를 왜곡할 수 있고, 인종·민족에 따른 편향 가능성도 지적됐다. 보험 심사 같은 곳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2026년 4월 발표된 폐암 후속 연구처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연구에서 유망하다'와 '내 건강을 판정해도 된다'는 전혀 다른 단계다.
시중의 '얼굴 나이·건강 분석' 앱 대부분은 이런 논문 수준의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광고 문구에 휘둘리기 전에 세 가지를 확인하면 좋다.
재미로 얼굴 나이를 재보는 것까지 말릴 이유는 없다. 다만 그 숫자를 건강 진단서처럼 믿는 순간, 가장 정교한 연구조차 경계한 선을 혼자 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