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미국식 집단소송제가 없어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공동소송으로 진행되며, 배상은 소송에 참여한 사람에게만 미친다. 그래서 기업의 유출 통지 캡처와 열람 요구로 확인한 유출 항목 같은 증빙을 날짜와 함께 미리 모아 두는 것이 참여의 출발점이다. 이 자료를 AI로 정리할 때는 주민번호나 연락처 같은 식별정보를 가린 채 넣고, 배상액과 성공보수 같은 조건은 주관 단체의 공식 공지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가 가장 먼저 오해하는 지점이 있다. 국내에는 미국식 집단소송제가 아직 없다는 사실이다. 가습기 살균제부터 최근의 대형 유출 사건까지 다수 피해자 소송은 모두 공동소송 형태로 진행됐다. 법원이 배상 판결을 내려도 그 효력은 소송에 이름을 올린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가만히 있으면 배상 대상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안으로 집단분쟁조정도 있다.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안을 내지만 기업이 거부하면 강제할 수단이 없다. 실제로 쿠팡 사건에서는 조정위가 신청인 50명에게 1인당 10만원 배상을 권고했으나, 이후 집단분쟁조정이 불성립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조정 권고안은 이후 소송에서 근거로 쓰일 수 있어 무의미한 절차는 아니다.

JÉSHOOTS
참여를 저울질하는 동안에도 증빙은 미리 모아두는 편이 낫다. 손해배상은 불법행위 책임이라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흩어진 캡처와 결제 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거나 요약하는 데 챗봇을 쓰는 사람이 늘었다. 편리하지만, 유출 피해 자료일수록 그대로 붙여 넣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입력한 내용이 서비스 학습에 쓰일 수 있고, 결국 또 한 번 정보를 외부로 내보내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6년 3월 개정한 가명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은 기업용 기준이지만 사용자에게도 참고가 된다. 가이드라인은 이메일 주소나 ID처럼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항목을 가명처리 대상으로 본다. 이 기준을 개인에게 옮기면 판단이 선다.
주민등록번호, 계좌·결제정보, 연락처, 주소, 건강정보는 챗봇에 그대로 넣지 않는다. 실명은 '고객A'처럼 바꾸고, 꼭 필요하면 이메일과 ID는 일부를 가린 뒤 넣는다. 통지 캡처를 이미지로 올릴 때도 식별 항목이 가려졌는지 먼저 확인한다. 회사 업무 자료라면 외부 AI 사용이 사내 정책상 허용되는지부터 점검한다. 서비스의 학습 데이터 활용 여부와 옵트아웃 설정은 각 도구의 설정 페이지에서 직접 끄는 것이 확실하다.
마지막으로 선을 그어두자. 참여 여부나 승소 가능성, 배상액 전망 같은 법률 판단은 이 글로 대신할 수 없다. 2016년 인터파크 사건에서 법원이 참여자 2,400여 명에게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것처럼, 실제 배상액은 사건마다 크게 다르다. 청구액과 성공보수, 접수 기한도 시점에 따라 바뀐다. 참여는 주관 단체의 공식 접수 페이지에서 조건을 확인하고, 개인정보 열람이나 분쟁조정 절차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안내를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