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 해킹이 가상자산 채굴 목적이라는 설명이 나왔지만, 회사는 이미 멤버십 고객 정보 유출을 확인했고 노출된 정보는 목적과 무관하게 되돌릴 수 없다. 위험은 공격자 의도가 아니라 비밀번호·연락처 같은 노출 항목으로 정해진다. 가입 시점과 노출 항목을 확인한 뒤, 같은 비밀번호를 쓰는 다른 사이트부터 바꾸는 것이 가장 급한 조치다.

"해커 목적이 가상자산 채굴이라니 내 정보는 안 가져갔겠지." 할리스 개인정보 유출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이 흔히 갖는 기대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격 목적이 채굴이든 돈이든 할리스는 이미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확인했다. 목적은 위험을 줄여 주지 않는다. 지금 중요한 건 내 정보가 노출됐는지, 그렇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다.
크립토재킹은 남의 시스템 자원을 몰래 끌어다 가상자산을 채굴하는 공격이다.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금전을 요구하는 것이 1차 목적이 아니라, 서버의 연산 능력을 훔쳐 돈을 버는 방식이다. 그래서 "채굴 목적이면 정보는 노렸던 게 아니다"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목적과 결과가 다르다는 점이다. 할리스 설명에 따르면 공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비정상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과거 멤버십 개편을 위해 남겨 둔 임시 데이터 파일이 함께 유출됐다. 채굴이 목적이었다 해도 그 길목에 있던 개인정보 파일이 빠져나간 것이다. 이미 밖으로 나간 정보는 목적이 무엇이었든 되돌릴 수 없다.

Jakub Zerdzicki
위험의 크기는 공격자의 의도가 아니라 노출된 항목으로 정해진다. 할리스가 밝힌 유출 항목에는 아이디, 비밀번호,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중복가입확인정보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가장 위험한 건 비밀번호다. 많은 사람이 여러 사이트에 같은 아이디·비밀번호를 쓰는데, 유출된 이 조합을 다른 사이트에 자동으로 대입해 로그인을 시도하는 공격이 크리덴셜 스터핑이다. 최근 티머니, GS리테일 유출도 이 방식과 얽혀 있었다. 전화번호·주소·이메일이 함께 털린 점도 가볍지 않다. 이런 정보는 "할리스 보안팀입니다" 같은 맞춤형 피싱 문자나 전화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채굴용으로 빠져나간 정보라도, 이후 거래되거나 다른 공격에 쓰일 수 있다.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 공지에서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회사 공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발표를 함께 확인하면, 내가 대상인지와 노출 범위를 비교적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할리스 사고에서 금융정보까지 유출됐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비밀번호와 연락처만으로도 충분히 성가신 2차 피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채굴 목적'이라는 말에 기대지 말고 노출된 정보에 맞춰 손을 쓰는 게 맞다.